생성형 AI가 사실상 세상의 정보를 통제하는 ‘게이트키퍼(문지기)’ 역할을 꿰차고 있다. 2026년 5월 6일 영국 공공정책연구소(IPPR)가 발표한 분석을 보면 이런 흐름이 명확해진다. 챗GPT, 구글 제미나이, 퍼플렉시티, 그리고 구글의 AI 요약 기능까지 주요 AI 모델 4종에 100개의 질문을 던져 도출된 2,500여 개의 링크를 뜯어본 결과, 뉴스 생태계의 권력이 어떻게 재편되고 있는지 적나라하게 드러났다.

흥미로운 점은 영국 내 뉴스 신뢰도 1위를 굳건히 지키고 있는 BBC의 기사가 챗GPT와 제미나이의 답변에서 단 한 건도 인용되지 않았다는 사실이다. 그 자리는 가디언이 독식하다시피 했다. 챗GPT 답변의 58%, 제미나이 답변의 53%가 가디언의 기사를 출처로 삼았다. 이는 매체의 질적 차이가 아니라 철저히 자본과 데이터의 논리에 기인한다. 오픈AI와 전재 라이선스 계약을 맺은 가디언과 달리, 무단 데이터 수집(크롤링)을 원천 차단한 BBC는 AI의 답변 풀에서 완전히 배제된 것이다. 결국 투명성이 결여된 소수의 거대 테크 기업들이 사용자가 소비하는 뉴스의 편향성을 자의적으로 결정짓고 있는 셈이다.

이러한 알고리즘의 득세는 언론사들의 수익 모델을 직접적으로 타격하고 있다. 구글이 AI 개요 기능을 도입한 이후 사용자가 검색 결과창에서 실제 뉴스 사이트로 넘어가는 클릭률(CTR)은 기존 15%에서 8%로 반토막이 났다. 미디어 업계는 향후 3년 안에 검색 엔진을 통한 트래픽이 43%가량 증발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시장에서는 언론사들을 위한 공동 라이선스 플랫폼 구축이나, AI가 어떤 성향의 매체를 얼마나 학습하고 인용했는지 직관적으로 보여주는 이른바 ‘뉴스 영양 성분 표시제’ 도입 등 다각적인 제도적 개입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거시적인 정보 생태계가 AI를 중심으로 진통을 겪는 사이, 재무 및 비즈니스 현장에서는 AI가 이미 대체 불가능한 핵심 도구로 안착했다. 아메리칸 익스프레스(Amex)가 자사의 기업용 프리미엄 카드 혜택에 AI 구독료 지원을 전격 추가한 것은 이러한 비즈니스 지형 변화를 영리하게 파고든 결과다.

현재 아멕스 비즈니스 플래티넘과 비즈니스 골드 카드 소지자는 챗GPT 비즈니스 구독 결제 시 연간 최대 300달러의 스테이트먼트 크레딧(명세서 청구 할인)을 받을 수 있다. 챗GPT 비즈니스 플랜은 유저당 월 20달러의 비용이 발생하지만, 깃허브나 구글 드라이브, 슬랙 등 60개 이상의 업무용 앱 통합을 지원하고 기업 내부 데이터가 AI 모델 학습에 무단으로 쓰이지 않도록 프라이버시와 보안을 엄격하게 통제한다. 특히 연회비가 375달러인 아멕스 비즈니스 골드 카드의 경우, 이 300달러의 크레딧만 알뜰하게 챙겨도 연회비의 대부분을 상쇄할 수 있다. 정보의 문턱을 통제하는 AI 기술을 실제 업무 워크플로우에 얼마나 유연하게 편입시키느냐가 곧 비즈니스의 승패를 가르는 척도가 된 지금, 금융사들 역시 기업들의 AI 도입 비용을 지원하며 새로운 시대의 생존 경쟁에 동참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