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의 대표적인 항공사 콴타스항공이 국제선 항공편에서 부적절한 영화를 상영해 승객들의 불만을 산 일이 알려지면서 논란이 커지고 있다.
해당 항공편에서는 승객들이 각자 원하는 영화를 선택해 시청할 수 없는 시스템이 적용돼 있었고, 모든 승객이 동일한 영화를 각자의 모니터로 봐야 하는 상황이었다. 이에 따라 승무원이 어떤 영화를 보고 싶은지 탑승객들에게 의견을 물은 뒤, 배우 숀 펜과 다코타 존슨이 출연한 영화 ‘다디오(Daddio)’를 상영하기로 결정했다.
하지만 문제가 된 점은 이 영화가 성인 등급(R등급)을 받은 작품이라는 것이다. 영화의 줄거리는 한 여성이 공항에서 집으로 향하는 택시 안에서 남성 운전사와 나누는 대화를 중심으로 진행되며, 수위 높은 성적 묘사와 노골적인 장면들이 포함돼 있다. 미국 영화등급 기준에서 R등급은 만 17세 미만 청소년이 부모나 성인 보호자 없이 관람할 수 없는 등급이다.
기내에 탑승했던 한 승객은 미국 온라인 커뮤니티에 “이 영화에는 노골적인 누드 장면과 성적인 대사가 다수 포함돼 있었으며, 문자로 나누는 수위 높은 대화도 있었다”고 전하며, “기내 시스템에 기술적 결함이 있어 화면을 끄거나 일시 정지하는 것이 불가능했다”고 상황을 설명했다.
해당 영화는 약 1시간 가까이 상영됐으며, 이후 어린이도 볼 수 있는 콘텐츠로 변경됐다. 이 과정에서 아이들과 함께 비행 중이던 가족들은 큰 불편을 겪었고, 다수의 승객이 당혹감을 표현했다. 한 승객은 “대형 항공사에서 이런 일이 발생한 것이 믿기지 않는다”며 항공사의 대응에 의문을 제기했다.
콴타스항공 측은 사건 발생 후 해당 문제를 인지했고, 영화 상영을 중단하고 어린이 시청이 가능한 콘텐츠로 교체했지만, 일부 승객은 이미 원치 않는 영상을 접한 이후였다. 항공사는 공식 입장을 통해 “해당 영화는 기내 상영용으로 적절하지 않았으며, 이런 일이 발생해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며 사과의 뜻을 전했다.
또한 “영화가 선택된 과정에 대해 내부적으로 조사를 진행 중”이라고 밝혀, 재발 방지를 위한 조치에 나설 것임을 시사했다.
이번 사건은 항공사의 콘텐츠 선정 및 시스템 운영상의 문제점이 여실히 드러난 사례로, 향후 항공사들의 기내 콘텐츠 관리 기준 강화에 대한 필요성이 다시금 제기되고 있다.